최근 오명휘 작가님 저서 '일인분의 외로움' 을 읽었다.
이어서 라는 책방 겸 카페에서 구한 책인데, 정말 우연히 내게 안겼다.
책을 읽으며 문득 서울에 지내면서 느꼈던 감정을 다른 측면으로 돌이켜 보는게 신선하였다.
내가 책을 읽기 전까지 느꼈던 서울과 책에서 얘기하는 서울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내가 책을 읽기 전까지 생각한 서울
차갑고, 삭막하고, 하수구 냄새가 나는 곳. 사람들이 질리도록 많아서 사람이 싫어지는 곳
나는 서울 생활이 너무 힘들었다, 회사 생활 때문에 힘들때 의지할 친구가 없었고 그나마 찾아간 상담센터는 약을 드시라 권할뿐이었다.
그 또한 그분들의 최소한의 도리였겠지.
그리고 출퇴근 시간때는 마치 전쟁터에 가듯 마음을 먹고 가야했다. 지하철 내 사람들은 모두 예민하고 신경질적이었고 지하철에 타는 것이 마치 생사가 걸린 것처럼 미친듯이 탔다.
아직도 할아버지 할머니 아주머니 아저씨 내 또래 사람들이 나를 힘껏 밀어내며 자신들을 온전하게 하려 한 모습들이 눈에 선하다.
그리고 억세고 강한 악력으로 받은 충격은 내 어깨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충격을 주었다.
겸손하지 않고 이기적인 사람들이 살아남는 곳. 그곳이 서울이라 생각했다.
책을 읽은 후 다시 생각한 서울
책에서는 서울을 대단하게 대변하지 않는다.
차갑고, 삭막하고, 하수구 냄새가 나는 곳. 사람들이 질리도록 많아서 사람이 싫어지는 곳
작가또한 위 문구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기 또한 그런 서울의 부분을 싫어한다고 말한다. 다만,
빛이 강하면 그림자가 그만큼 강하다고 말하며
서울의 좋은 부분이 강하기 때문에 어두운 부분도 그 만큼 드러나는 것이며
자신은 서울의 모든 부분을 사랑하지 않고
망원동의 한적한 카페, 걷기 좋은 공원, 식물원, 미술관 등 자신의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곳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리고 서울의 안 좋은 모습들이 마치 자신의 아픈 손가락 같이 느낀다고 말한다.
아픈 손가락이라는 표현이 신기했다.
그만큼 질리고 싫은데 아픈 손가락이라는 표현이 왜 와닿지?
모르겠다.
하지만 저 표현이 신기하다. 좋지도 않지만 싫지도 않다. 대신 서울에 대한 내 감정을 잘 대변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서울에 대한 내 감정을 조금 정리할 수 있었다. 서울은 슬픈 감정이 드는 곳.
왜냐면 서울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원인은 내가 그토록 바라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그치만 그래서 괜히 헛된 희망을 가지기도 해서.
다시 살아도 왠지 괜찮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서울은 슬픈 감정이 든다. 묘한 희망과 과거의 슬픈 기억이 함께 공존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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